엄마는 내가 4학년때, 한일관이라는 큰식당 주방에서 일하시다 그만둔 아빠를 도와 장사를 하러 나가셨다.
아침은 엄마가 우리를 다 돌봐주고 출근하셨고 저녁은 중학교 2학년때까지
한집에 같이 살던 막내이모가 우리 저녁을 챙겨주었다.
그래도 방학이나 낮동안에 엄마가 없는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형제들은 비교적 얌전한 편이었는데
밥을 우리끼리 챙며먹으면서 주의력이 부족한 내가 컵을 많이 깼다.
어느해 여름방학에는 유리컵 8가 한세트를 몽땅 다 깬적도 있다.
유리창을 깬적도 있고, 비온다고 빨리 빨래 걷으러 올라간다고 하다가
새로 한지 얼마 한되는 안경을 밟은 적도 있다.
하지만 엄마는 한번도 그문제로 야단을 치지 않으셨다.
엄마 왜 야단 안치세요...하니까
야단친다고 다시 그 물건이 원래대로 되는 것도 아니잖아. 하셨다.
그리고 엄마가 어렸을 때 물동이 깬 것 가지고 외할머니가 하도 야단을 쳐서
나는 커서 엄마가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했단다.
엄마는 키가 작으신데 맏이라고 7살 때부터 밥을 하셨다고 한다.
동화책에 나오는 대로, 멀리 우물에 가서 물길어와서 커다란 가마솥에 밥하고.
꽁꽁 얼어붙는 겨울날, 7살때 무거운 물동이를 들고 우물가로 가서
물을 길어다가 머리에 이고 돌아오다가 걸려넘어지면서 물동이가 깨졌다고 한다.
엄마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을까?
<http://m.blog.daum.net/sannedul/841166>
외할머니가 얼마나 모질게 야단을 치셨는지....그얘기를 여러번 하셨다.
나쁜 외할머니.
나중에 외할머니가 91세로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말씀하셨다.
없는 살림에 10남매를 키울 때, 그 어머니되는 사람은 얼마나 고달팠을까...라고 말이다.
외할머니가 70세 무렵까지만 하더라도 어머니가 어린시절과 본인의 어머니였던 외할머니에 대해서 말을 할때는
아쉬움이 많다.라는 뉘앙스였었는데 말이다.
7살때부터 밥해먹은 인생.
고생..정말 참 많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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