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장례,봉안,49재

삼재- 예불 내내 쉼없이 절한 5살박이 지원이가 신기하고 고마운 날이다.

책이랑 2015. 8. 26. 19:03

오늘은 삼재날.

지원이와 같이 절에 갔다.

어린이집 갈 준비를 하고 있자니, 어디가냐고 묻는다.

할머니 절에 간다고 했더니, 본인도 간다고 따라 나선다.

날씨도 너무 좋고, 유치원의 행사도 없고,

월말이니 출석에 대한 부담도 없어서 그러자고 했다.

버스두번 타고 흑석동에 가서 택시를 타고 절에 들어갔다.

비온 뒤 활짝 갠 하늘이 참 좋았다.

 

 

 

 

예불은 10시에 시작해서 11시 15분에 끝났다.

예불의 큰틀은

금강경 외우고

수능발원을 위해 문수진언을 외우고

반야심경을 외우면 끝이 난다.

예불하는 동안 비교적 끊임없이 절을 하는데

지원이는 목탁소리, 북소리, 징소리에 신이나 하면서도

큰 소리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좋다~라고 하면서 계속 절을 했다.

뭔가 익숙한 듯한 모습이었다.

지원이는 그렇게 절도 잘하고

절 마당에 뛰쳐나가지도 않고ㅋㅋ

끝까지 엄마옆에 얌전히 있어서

스님들과 신도님들의 칭찬을 많이 받았다.

 

 

 

엄마와 ,나, 지원이가 운동하던 곳에 들러 잠시 앉아 있었다.

저 길 끝이 극락이라면

엄마는 지금 저만큼쯤 가고 계실까 싶었다.

 

집에 내려오니 아버지가 반겨주신다.

모아놓은 책이랑 옷을 폐지 모으는 분께 말해서 아침에 치우셨다.

그리고 이것저것 또 살펴보시며 몇마디를 하셨는데

왠지 거슬렸다.

돌아가신 분은 그 말에 아무 대응도 할수 없으니

일방적이 되는 그런말은 삼가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

엄마가 화장품을 두셨던 서랍을 정리했다.

 

어머니 소지품을 너무 싹, 정리하려고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여겨진다.

살아계시던 분인데 마치 엄마가 없던 사람처럼 다 치우는 것 보다

기릴만한 것은 남겨 놓는 것이 맞지 않겠나 싶다.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아도

절에서 치르지 않아도

49재라는 기간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 북받치는 슬픔이 많다면

그런 감정을 정리하고 새출발 하는 기간이고

당장은 슬픔때문에 일상에 지장을 받지 않는 경우라도

부모님과의 인연을 정리하는 일을 해야한다는 뜻 일 것 같다.